요즘 너무 피곤한데.. 혹시 갑상선에 문제 있는것은 아닌가요?
갑상선 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서 한번씩 붐을 탈때면
진료실에 찾아와서 요즘 부쩍 피곤한데, 혹시 갑상선에 문제 있는것은 아니냐며 검사 한번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갑상선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 중에 '피로감' 이라는 애매한 증상이 있는데다가
두통, 우울상태, 두근거림 등등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그런가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많이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갑상선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요즘 목도 자주 아프긴 해요' 라며 목이 아픈것이 갑상선 때문이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갑상선에 대해서 아주 간단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갑상선은 정확히 어디에 있는걸까?
갑상선은 목의 옆부분이 아니라 앞에 있고, 꽤 아랫쪽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작아서 (20cc 정도) 정상적인 갑상선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엔 스스로 갑상선을 만져보기 쉽지 않을 정도이다.
갑상선은 어떤 일을 하는가?
갑상선에서는 갑상선 호르몬이라는 것을 분비하는데, 그 호르몬이라는 것이 우리 몸의 '대사'에 관여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심장, 근육, 신경계 등등 전반에 걸쳐서 아드레날린의 작용을 촉진시키는 일도 한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말이 있는데, 원인은 다양하다.
갑상선 자체의 이상으로 호르몬이 과잉분비되서 생기기도하고, 갑상선을 조절하는 부위에 이상이 생겨서 호르몬이 과잉분비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 갑상선 호르몬이 원래 하던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는것인데,
그런 상태에 대해 'speed up'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드레날린의 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심장 박동도 빨라지고, 두근거림을 자주 느낀다.
장의 움직임이 빨라져서 설사를 하기도 하고, 땀이 많이 나기도 한다.
식욕이 증가해서 많이 먹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살은 오히려 빠지고
더위를 많이 느낀다.
긴장한 사람처럼 불안하고 초조해하고 깜짝깜짝 잘 놀란다.
여성의 경우엔 생리주기와 생리양의 변화도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는 원인 역시 갑상선 자체의 문제때문이기도 하고, 갑상선을 조절하는 부분의 문제때문이기도 하다.
증상은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었을때와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하고, 'speed up'과는 반대로 전체적으로 느려진다고 보면 된다.
심박동도 느려지고, 식욕도 없는데 살은 찌고,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병원에 와서 혹시 갑상선에 문제있는게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중에는
갑상선 기능 항진과 갑상선 기능 저하의 증상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요즘들어 살이 찌는데, 먹는양도 많다던가
추위를 잘 타서 항상 옷을 남들보다 많이 챙기는데 거의 매일 묽은 변을 본다던가 하는 식이다.
갑상선 호르몬에 이상이 생겼을 때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증상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증상들이 생겼을 때 갑상선 기능의 이상을 의심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목이 아프고 부은것 같다며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는데
갑상선의 기능이 항진되거나 저하되었을 때 모두 목이 부을 수 있지만 (물론 두 가지 경우에 다 안부을 수도 있다)
그것 때문에 목이 아프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두자.
그렇다면, 갑상선에 혹이 생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갑상선에 혹(결절)이 생겼다는 말은 작은 갑상선 안에 어떤 덩어리가 생겼다는 말이다.
그 덩어리는 작고 딱딱할 수도 있고 크고 물렁할 수도 있는 다양한 생김새와 감촉을 가지고 있다.
너무 작아서 안만져지기도 하고, 커서 눈에 띄기도 한다.
이런 여러가지 생김새의 갑상선의 결절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상선 피검사는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겨야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갑상선의 결절은 피검사를 통해서 발견될 수가 없다.
따라서 우연히 결절이 만져져서 또는 건강검진을 통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의 결절을 초음파 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보았을 때,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가느다란 바늘을 이용해서 결절의 조직을 직접 뽑아내어 검사를 해서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기도 한다.
다행인것은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대부분은 악성종양보다는 (90% 이상이) 양성종양이고,
조기에 발견된 경우에 갑상선 암의 완치율도 매우 높다는 점이다.
목 근처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주변의 병원에 찾아가서 의사의 검진을 받고
필요한 검사를 거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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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료를 하면서
'사람들은 슈퍼맨이 되기를 원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장시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잠도 잘 못자고, 회식때문에 술도 마시고, 식사도 잘 못챙겨먹으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일해야 되는데,,, 아프면 안되는데...' 라며 몸이 빨리 나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무거운 현실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이 힘들다고 어디선가 신호를 보내면 한번쯤은 주의깊게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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